
간단요약 : 척추암에 걸린 주인공이 너무너무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입니다. 끗.
0. 종로 피카디리에서 <50/50>을 봤습니다.
1. 어딘지 심심한 이 영화는 그렇게 특별한 점이 없습니다. 암을 극복하는 인간 승리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주인공이 겪는 고통과 그 극복 과정의 묘사가 약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린 치유계 영화라고 하기에는 인물들이 다들 너무 쿨합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로맨틱 코메디, 혹은 멜로 영화라고 하기에는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너무 생략해 놓았죠. 이래저래 애매한 영화가 나온 겁니다. 나중에는 그냥 세스 로건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로 봐야할까라는 생각도 했어요(세스 로건은 정말 웃깁니다!).
(스포일러 나옵니다)
2. 이래저래 고민을 하다 키워드를 ‘섹스’로 맞춰보니 깔끔하게 정리가 되더군요. 그래서 이 영화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섹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여자 친구가 있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질염+월경) 3주 째 섹스를 못하고 있는 주인공인 조셉 고든 레빗은 척추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합니다. 이 때 그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는 섹스입니다. 안 그래도 섹스를 못 하고 있었는데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상황이 더 곤란해진 겁니다. 밤중에 일어나 토만 안 해도 다행인 정도입니다. 결국 여자친구는 바람을 피우고, 주인공은 상당히 외로워집니다. 친구인 세스 로건은 계속해서 섹스를 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껏 시도를 해도 척추암 때문에 허리가 아파서 섹스를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2-1. 그런 주인공 앞에 상담치료사인 안나 켄드릭이 나타납니다. 초보 상담사인 그녀는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상담을 이끌어나가고, 그 과정에는 기본적인 스킨쉽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여기서 가능성을 봅니다. 영화는 이 스킨쉽 씬에서 아주아주 노골적으로 여주인공에게 가슴을 1/4 쯤 드러내는 옷을 입힙니다. 관객인 저도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던데 바로 앞에 앉아 있던 조셉 고든 레빗은 어땠을까요. 꽁꽁 싸맨 옷만 입고 있던 구여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는 다른 여자가 나타난 겁니다.
2-2. 하지만 주인공은 마침 암 때문에, 그리고 섹스를 못 했기 때문에 오는 욕구 불만으로 꽤 날카로운 상태입니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 사이가 틀어지고 말죠. 아 이거 가망이 없는 건가 하는 순간, 친절한 의사(또는 영화)는 남주에게 항암치료가 아닌 수술을 제안하고 수술은 물론 성공적으로 끝납니다.
3. 이제 깔끔하게 해피엔딩이 찾아옵니다. 주인공의 머리는 다시 자랐고, 여주인공은 밖에 나갈 것 없이 집에서 놀자는 뜻으로 피자를 사들고 옵니다. 게다가 이 때 그녀가 입은 옷은 가슴이 1/3 쯤 드러나는 옷입니다(적어도 이 영화에서 안나 켄드릭은 은근 글래머입니다). 그리고는 시끄럽게 떠드는 세스 로건을 쫓아내고 묻습니다. “우리 이제 뭘할까요?” 뭘 그런 걸 물어봅니까, 적어도 우리들은 저 두 사람이 이제부터 뭘 할지 다 알고 있습니다.
3-1. 비꼬는 말이 아니라, 이렇게 솔직하게 성욕을 붙잡고 100분 동안 얘기하는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섹스에 대한 영화가 꼭 19금 야한 영화일 필요는 없겠죠. 그러고보면 라디오 피디인 주인공이 기획하는 프로그램이 화산에 대한 다큐멘터리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노골적인 설정입니다. 마리화나 피우면서 멍 때리던 주인공이 TV 뉴스의 화산 폭발 장면을 보며 정신을 번쩍 차리는데 그 때 화면에 비친 활화산의 모습은 마치...
+ 주인공이 상당히 부자입니다.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는 암 치료비 때문에 인생을 새로 시작했는데 조셉 고든 레빗은 항암치료에 최고의 의사에게 수술까지 받고도 끄떡없습니다.




덧글
예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거구의 아줌마라면 아마도..